철강업에 대해서(2/2)-세부공정과 비철금속 시장
앞서서 철강의 세부 공정 단계에서 고로 방식과 전기로 방식이 사용된다고 하였다.
이번에는 전기로 방식에 대해서 조금 더 살펴보고 넘어가고자 한다. 일단 전기로 방식과 고로 방식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전기로 방식에서는 '제선'과정이 생략되어 있다는 것이다.
전기로 방식은 철광석을 녹이는 제선 과정을 거치지 않고 철 스크랩을 주 원료로 곧바로 제강 공정에 돌입한다. 참고로 철 스크랩은 철광석, 원료탄과 함께 철강 3대 핵심원료로 쓰인다. 전기로에서 1톤의 조강을 위해서는 철 스크랩 1~1.1톤이 필요한다. 이와 같은 철 스크챕은 수요의 80%를 국내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나머지 20% 가량을 수입하고 있다. 철 스크랩은 쉽게 이야기 해서 폐차, 폐건축물 등에서 나오는 고철을 생각하면 된다. 고철을 전기로 녹여서 쇳물을 만드는 재활용 설비라고 이해할 수 있다. 고로의 생산 고정 중 한 과정이 생략된 만큼 투자비용을 아낄 수 있다.
하지만 전기로 방식의 단점은, 고로방식의 경우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지만 전기로 방식은 조강류 위주의 제품만 생산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철 스크랩은 여러 곳에서 생산되다 보니 불순물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그래서 전기로 방식은 일반적으로 봉형강과 같이 건물의 뼈대로 사용되는 제품, 겉으로 잘 보이지 않 곳에 사용되는 제품 제조에 이용한다.
두 방식 중 어느 한 방식이 우위에 있다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역할이 있는 것이다. 2021년 정부에서는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고로를 전기로로 대체할 것으로 주문했지만, 이는 고로와 전기로의 역할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나온 주문이다. 현재 포스코는 100% 고로, 현대제철은 고로와 전기로를 절반씩 운영했지만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로를 신설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철강산업 전반에는 자동차업, 조선업, 건설업 등이 있다. 하지만 이 철강은 부가가치 대비 운반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국가 간 교역이 원활하게 일어나던 제품이 아니다. 하지만 국제적은 공급 과잉 문제와 전방산업의 부진에 따라 한·중·일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서로에 대한 수출을 확대하면서 일종의 철강 경제연합을 구축했다. 철강 생산은 비탄력적이어서 국내 경기가 부진하면 내수 수요가 감소해 수입이 줄고 수출이 늘지만, 활황기에는 내수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수입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내수 판매는 안정적인 수요 확보를 위해 자동차, 조선, 건설업 관련 실수요자 판매 비중을 70%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 기존에 계약을 맺은 상대 기업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주문 생산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주요 매출원은 바로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이다. 열연강판은 제강 공정에서 생산된 중간 제품인 슬래브를 고온으로 가열해 만든 강판이고, 이를 다시 저온에서 도금한 것이 냉연강판이다. 이들은 각각 특성이 달라 수요처도 곳곳에 분포해 있다. 실수요자 대상 거래 70%를 제외한 나머지 거래는 판매대리점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대리점이 철강사로부터 일감을 얻어오는 구조이다 보니 철강사 대비 교섭력이 열위에 있다.
철강은 수요 증가세가 완만해서 한 번 공급 과잉이 발생하면 철강 가격이 낮은 수준에서 아주 오랫동안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철강은 수출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글로벌 시장으로 국가별 생산량이 시장에 강한 영향을 끼친다. 특히 중국의 경우는 세계 철강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 즉 쉽게 이야기하면 중국 철강 가격이 곧 전 세계 가격의 벤치마크가 된다는 뜻이다. 전 세계 철강사 주가가 중국 열연강판 가격과 동행하는 모습을 보일 정도이다.
하지만 요즘 중국은 '탄소 중립'이라는 강력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차원으로 철강 감산을 선언했다. 전 세계 영향력이 대단한 국가인 만큼 예의 주시하여 지켜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비철금속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철강이 아닌 원재료를 모두 '비철'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중에서도 가장 수요가 높은 비철금속 6개를 묶어서 6대 비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구리, 알루미늄, 아연, 납, 니켈, 주석이 해당한다. 광산에서 막 채굴한 광석은 비철 함유량이 매우 떨어진다. 어느 정도냐면 철광석의 경우 철 함량이 60%에 달하는 데 반해 광석 내 비철 함유량은 5%에 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철은 가격이 매우 높게 형성되어 있다.
그래서 이 상태로는 시장에 내다 팔 수 없기 때문에 광산 회사들은 채굴한 비철을 최대한 압축하여 함량을 50% 가까이 높인 후에 제련하여 수출하게 되고, 이 제연사들은 다시 비철 함량을 99%까지 높인 메탈을 생산해 LME 시장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비철금속 시장은 크게 메탈과 광석 시장으로 나뉘게 되는데,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무엇이냐면, 비철 금속 시장 가격이 LME 가격을 추종한다는 것이다. 즉 비철금속 시장에서는 수출입에 대한 어떤 협상 과정 없이 LME 전월 평균 가격으로 거래하게 된다.
정광 가격이 제련 수수료에 의해 등락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예를 들어 고려 아연이 아연 1톤을 제련하여 메탈 시장에 2000달러에 팔았다고 하자. 고려 아연은 2000달러를 모두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제련 수수료를 제외하고 남은 금액들은 모두 광산업체 돌려주어야 하는 것이다. 만일 광산에서 아연 수급 빠듯해지게 될 경우 광산회사의 협상력이 올라가므로 제련 수수료는 더 적게 책정되는 것이다. 제련 수수료 추이를 보면 광석 시장의 수급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련 수수료가 떨어진다는 것은 광산 수급이 빠듯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10년간 구리와 아연의 가격은 동행했으나 각 각의 제련 수수료는 반대로 움직여 왔다. 이는 광산의 수급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가 비철금속 가격 방향을 결정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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