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반도체의 역사와 세부 분야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오늘은 반도체의 공정과 미래에 대해서 연구해보려고 한다. 반도체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시장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기 때문에, 공정별로 주도하고 있는 업체와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먼저, 반도체의 생산과정은 '설계-생산-조립 및 테스트-유통'의 4단계를 거쳐서 생산된다. 여기서 크게 먼저 분류하자면, '설계'와 '생선'은 전 공정 단계, '조립 및 테스트'와 '유통'은 후공정 단계라고 일컫는다.
전 공정 단계에서는 자사 브랜드의 반도체를 설계하며 팹(Fab)을 가지고 생산하는 일관 공정업체(IDM), 팹 없이 설계만 전문으로 하는 설계전문업체(Chip less, Fabless), 그리고 칩 리스와 팹리스의 주문을 받아 생산만 전문적으로 하는 파운드리(Foundry)가 있다. 이 네 가지의 공정은 반드시 알아두어야 산업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일관 공정업체(IDM)라고 일컫는 것은 설계 및 테스트 모든 과정을 직접 수행한다. 아마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성숙하고 완성된 모델로 주로 '메모리 분야'기에 속한다. 앞 글에서 '메모리' 분야는 가격을 절감하는 것이 관건이고, 이는 대량생산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메모리 분야'는 달게 잘게 쪼개지기보다는 일관 공정 체제가 매우 유리하고, 이와 같은 사업을 하는 업체가 그 유명한 삼성전자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은 기술력과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서 경쟁하는데, 사이즈가 큰 만큼 리스크도 크지만, 영업이익률이 굉장히 높은 산업이라 계속 이어 나가고 있다.
칩 리스(Chipless)는 지식재산권(IP)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회사이다. 즉 오직 설계만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IDM 업체나 파운드리 업체에 설계 사용권을 판매하여 IP 수익을 올린다. 영국의 ARM, 즉 미국의 엔비디아가 그렇게나 인수하고 싶었던 기업이 바로 대표적인 칩 리스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팹리스(Fabless)는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제품을 만드는 데 간접적으로 관여한다. 즉 칩 리스와 비슷하게 설계 및 기술 개발에 100% 역량을 다하여 개발하고, 이를 위탁생산하여 제품을 판매한다. 자 여기서 칩 리스와 다른 점은 칩 리스는 설계 및 기술개발에만 그치지만, 팹리스는 위탁생산하여 나온 것을 판매 및 유통 단계까지 담당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엔비디아 있다.
파운드리(Foundry)는 설계와 기술 개발은 하지 않고, 팹을 통한 반도체 생산에만 치중한다. 즉 칩 생산만 전문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여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대만의 TSMC가 부동의 업계 1위(53.1%, 2021년 3분기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대만은 아주 발 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유명한데, 일본의 기술을 이전받은 대만이 메모리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에 밀리기 때문에 재빨리 파운드리 사업으로 전향하여 성공을 거둔 케이스이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메모리 강국이다. 2021년 3분기 기준으로 메모리 계열인 DRAM과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한국 기업은 각각 72%, 48%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만큼 업계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이렇게 메모리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가 되었지만 반도체의 흐름은 메모리가 (25%), 비메모리 가(75%)인 만큼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공략하는 차원에서 파운드리 사업에 뒤늦게 뛰어 들어간 케이스이다.
후공정기업으로는 어셈블리 및 테스트 전문 업체가 있다. 이를 일컬어 우리는 OSAT(Outsourced Semiconductor Assembly and test)기업이라고 한다. 앞서 메모리 분야는 일관 공정업체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조립하고 후공정까지 하지만, 비메모리 회사는 제품을 패키징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것도 외부에 위탁 생산한다. 완성된 반도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검사장비가 꽤 고가인 탓에 외주업체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다.
전통적으로 반도체 산업의 호황과 불황에 관해서 이야기 할 때에는 '실리콘 사이클'이라는 개념이 사용된다. 전 세계의 가장 큰 산업이기 때문에 미국의 거시경제 순환 사이클과 연관성이 매우 컸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사이클이 조금씩 깨지고 있다. 수요제품의 다변화, 수요처가 확대된 만큼 10년 이상의 주기를 가지는 '슈퍼 사이클'에 진입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실제로도 보면 1990년대 초 PC의 대량 보급, 2010년 스마트폰 출시 등 굵직한 변화가 나타날 때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시장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이제 반도체는 단순히 PC, 스마트폰, 가전제품에만 쓰이는 제품이 아니다. 반도체 산업을 '슈퍼사이클'로 이끌 수 있는 것은 바로 차량용 반도체이다. 차량용 반도체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남짓이다. 또한 반도체 생산업체의 협상력이 높아지고 있다. 원래는 팹리스나 칩 리스가 설계 및 개발하여 파운드리에 하청을 주는 구조였는데, 2022년 아이폰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TSMC가 애플에 공급가 인상을 통보한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이는 슈퍼 '을'이 곧 슈퍼 '갑'이 되는 사례가 되겠다.
미국은 이런 문제점을 탈피하고자 리쇼어링(제조업의 본국 회귀)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미국 소재 공장 증설을 유도하기 위해 오죽했으면 미국 측에서 우리나라 정부에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했겠는가?
그리고 아까 적었듯이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도 '차량용 반도체'가 앞으로 이 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게 될 텐데, 지금은 일반 자동차에 적용되는 반도체는 대략 200개 수준이지만, 자율주행차 시대에서 2000개 수준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따라서 자율주행차, 전기차 시장의 개화로 차량용 반도체 호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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